2023년 4월 28일부터 한국에서도 '꿈의 암치료기'라는 중입자 암치료기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국제학술지 Nature지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날카로운 명사수(sharp shooter)'라고 중입자 치료기를 표현하였습니다. 중입자 암치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장비 및 시설의 비용으로 인해서 일본, 독일 등의 나라에서만 치료가 가능하였고 헬스케어 세계 1위인 미국에서는 2025년에서야 Mayo Clinic의 플로리다 주 캠퍼스에 도입이 될 예정입니다.
중입자 암치료는 무엇이고 치료 대상인 암종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중입자 암치료란
중입자 암치료는 탄소이온 가속으로 생성된 고에너지 빔을 암세포에 조사해 정상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선 치료의 하나입니다 .
중입자 치료 원리
중입자 암치료는 가속기라는 장비를 이용하여서 탄소이온과 같은 무거운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후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켜서 암환자를 치료합니다.
방사선 치료 변화 트렌드
암치료는 크게 3가지의 접근방법이 있습니다.
- 외과적 수술
- 항암 요법
-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는 필요한 부분에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방사선이 암세포뿐 아니라 암세포 주위의 정상 세포까지 일부 파괴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내 방사선 치료 분야 트렌드는 과거 엑스레이 치료에서 양성자치료(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이온(H+)을 가속해 암을 치료하고 중입자 치료는 탄소이온을 사용합니다.
중입자 암치료와 다른 방사선 치료 방법과의 비교
탄소빔의 경우 수소이온(H+)을 이용한 양성자빔보다 질량이 12배 무거워 환자를 치료하는데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보입니다. 기존 양성자치료기처럼 빔 에너지가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 부어서 암세포를 죽이고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 원리를 이용합니다.
중입자는 X선이나 양성자보다 더 국소적인 부분에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X선이나 양성자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2014년 4월호에 따르면 양성자의 살상력이 X선보다 10% 높은 데 비해 탄소 중입자는 3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또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암 조직 제거에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입자와 다른 방사선 치료 방법과의 비교 : 도표 및 그림
중입자와 다른 방사선 치료 방법과의 비교를 위해서 다음의 자료들을 첨부합니다.
중입자 치료 횟수와 기간
치료 횟수는 1~12회 수준으로 기간은 최대 3주입니다.
실제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환자 한 명당 1회 치료시간은 총 30분이 소요됩니다.
중입자 암치료기
중입자 암치료기는 대형 설치형 의료기기로 다음의 두가지로 구성됩니다.
- 중입자 가속기 : 싱크로트론(Synchrotron)으로 불리며 탄소 이온을 고에너지로 빛의 속도의 70%에 가깝게 가속함
- 치료실 : 중입자를 환자에 적용하는 치료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 치료기는 도시바 사 제품으로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로 구성됩니다.
고정형은 2023년 4월부로 전립선암(prostate cancer)을 대상으로 가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해 어느 방향에서든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합니다. 회전형은 고정형에 비해 규모가 방대하고 작동원리가 복잡해서 9월 중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예상됩니다.
중입자 암치료 기술 및 임상발전의 역사
중입자 치료기의 기술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1952년 미국 스탠포드에서 선형가속기가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며 1970년도에는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중입자 치료를 최초로 임상 적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환자에 임상적용한 것은 미국이 아닌 일본이었습니다.
1984년,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QST, 옛 NIRS)에서 세계 최초로 의료용 중입자가속기(HIMAC)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10년 개발 끝에 1994년부터 임상실험과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에 세계 최초로 중입자치료기를 개발해 2021년 기준, 1만3,000명 이상의 암 환자를 치료하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암환자들이 해외 원정 치료를 위해 주로 찾는 나라는 중입자 치료기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일본입니다.
일본의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일본 중입자 치료의 중심)의 카마다 타다시 병원장은 2018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하였습니다.
- 개발 초기에는 어느 정도의 양을 쏘거나 어느 정도 범위에 중입자를 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음
- 잘못하면 궤양이나 출혈이나 천공이 일어날 수 있었음
- 지난 20여년간 선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제는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음
세계 중입자 암치료 도입 현황
세계 6개 나라(일본,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대만, 중국 등)에서만 운영 중입니다.
미국
기술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미국에는 아직 중입자 치료기가 없습니다. 2025년 경, 세계 초일류 병원인 Mayo Clinic의 플로리다 주 Jacksonville 캠퍼스에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미국에서 아직도 도입이 되지 않은 것이 의아한데 Mayo Clinic 관계자에 따르면 중입자 암치료기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등에 대한 이슈 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기술 도입에 대한 가장 큰 허들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아직 FDA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한국
2023년 4월 30일 부터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전이되지 않은 전립선암 1기~3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의료장비 1500억원, 센터 건축 및 설비에 1500억원 총 3000억원을 투입하였습니다.
추후에는 서울대병원 부산 중입자치료센터와 제주대병원에서도 치료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중입자 암치료 임상시험 현황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중입자 암치료의 임상시험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입자 암치료의 장점
장점 1 : 대부분의 암종에서 임상적으로 활용 가능
다양한 암종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난치암
기존 치료가 잘 듣지 않았던 췌장암 등 난치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의 암
안구, 고관절 주변 등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암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
또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는 치료가 어려웠는데 중입자 암치료기는 이를 극복하였습니다. 저산소 암세포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기에 생명력이 강해서 100배 이상의 방사선 조사량에도 견디고 항암약물 침투도 어렵습니다.
장점 2 : 몇몇 암종의 경우, 방사선 치료 대비 치료 결과 우수
간암, 췌장암, 폐암 등의 경우 방사선 치료 대비 치료 성적이 우수하였습니다.
장점 3 : 낮은 부작용
브래그 피크 특성으로 인하여 피부 및 정상 조직에 피해가 적거나 없습니다.
식욕부진, 설사, 두통 등의 방사선 치료 부작용이 적습니다.
절개 등 외과수술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치료과정에서의 통증이 없습니다.
장점 4 : 짧은 치료기간
중입자 치료기를 이용한 암치료 횟수는 최대 12회(3주)인데 이것은 X-선과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이익제 연세대 중입자체료센터장)
전립선과 간암은 3주, 폐암은 1일에서 3주입니다.
중입자 암치료 비용
치료비용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조사 횟수에 상관없이 약 5000만원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합니다.(이익제 연세대 중입자체료센터장)
일본으로 원정 가는 비용(1억 이상) 보다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아직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중입자 암치료 절차
치료 절차 및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환자는 중입자가속기 치료를 받기 위해 처음에 영상진단을 받음
- 방사선치료 전문의와 암 치료법에 대한 설명을 들음
- 이후 환자가 사용할 고정기구를 제작함
- 본격적인 치료 전에 더미(dummy)를 사용한 모의치료를 진행함
- 의학물리사가 치료계획을 세움
- 암 부위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중입자치료를 받음
중입자 암치료 대상
고형암 대상
고형암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고형암이란 일정하게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는 악성 종양을 말하며 백혈병처럼 형태를 취하지 않는 혈액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양이 해당됩니다.
일종의 방사선 치료이기 때문에 전신에 퍼진 전이성 암보다 국소암에서 효과적일 것입니다.
대상 암종
대상 암종 | 적용대상(병리,병기) |
뇌종양 | 교모세포종, 뇌수막종 |
두경부암 | 샘낭암종, 점막 흑색종, 육종, 침샘암, 부비동 종양, 눈물샘, 귀 종양 |
식도암 | 국소진행형(1기~3기) |
폐암 | 1~2기, 3기(일부) |
간암 | 국소병변(간세포암, 간내담도암) |
췌장암 | 국소진행형 |
부인암 | 자궁경부암(편평상피세포암, 선암), 자궁암(수술 불가능, 국소진행형), 흑색종 |
직장암 | 재발암 / 수술불가능한 병변 |
육종 | 척색종, 연골육종, 수술불가능한 연부/골 육종 |
기타 | 포도막 악성 흑색종, 피부암, 재방사선치료 대상 |
전립선암 | 중입자 치료 대상 : 1~3기, 전이 없음 중입자 치료 불가한 경우 : 4기, 전이 있음, 수술로 전립선 제거, 전립선 부위에 방사선 치료 받은 이력 |
중입자 암치료 꼭 받아야 하나?
외과수술이나, X선, 양성자 치료기 등 다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의 경우 굳이 비싼 중입자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라 일본 중입자 암치료의 중심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카마다 타다시 병원장의 의견입니다.
중입자 암치료 완치율
일본의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의 카마다 타다시 병원장은 암종류별로 암치료 완치율이 다르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추가적인 내용을 언급하였습니다.
암의 종류 | 완치율 혹은 생존률 |
전립선압 | 90% 치료 |
폐암(초기) | 90% 치료 |
육종암(몸속 뼈 혹은 근육에 생기는 악성종양) | 60~90% 치료 |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 | 2년 생존율, 60% 까지 오름 |
수술 가능한 췌장암 | 중입자 치료 후 수술하면 5년 생존율, 50%까지 오름 |
중입자 암치료 국내 시작
국내 식약처 수입품목 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년 3월 21일, 국내 첫 중입자 치료기(탄소 이온 중입자 치료기)를 수입품목으로 허가하였으며 신개발 의료기기로 지정하였습니다. 식약처는 향후 시판 후 조사를 진행하여 다양한 암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는 입장입니다.
- 수입업체 : 디케이메디칼솔루션
- 품목 : 치료용 입자선 조사장치
- 모델명 : CI-1000
- 적응증 : 고형암 치료(세포로 이루어진 단단한 덩어리 형태의 종양)
신개발 의료기기 지정은 이미 허가된 품목과 비교해서 1) 작용원리 2) 성능 3) 사용방법 등이 완전히 새로운 의료기기로 시판 후 일정기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2023년 4월 28일, 전립선암 2기 60대 남성환자를 대상으로 첫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28일 첫 조사 이후 3주간 치료를 한다고 합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예약 링크
현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중입자 치료는 전립선암만을 대상으로 하며 추후에는 대상암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치료 상담 및 예약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cancer.severance.healthcare/cancer/department/center-clinic/therapy.do
중입자 암치료 단점
비용
비급여 치료여서 경제적 부담이 되는 치료방법입니다.
무작위 대조군 시험 부재
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지 않아서 임상시험이 많지 않은 편이고 이에 따라 무작위 대조군 시험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동일한 환자군을 무작위로 둘로 나누어서 생존율과 부작용에 대해서 진행한 연구 결과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
의료장비와 관련시설의 설치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중입자 암치료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90년대부터 일본에서만 1만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최신 방식의 암치료 방식이 도입된 것에 대해서 많은 환자분들과 환자가족 분들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용이 높은 것이 가장 걸릴 것 같은데 우선은 기존의 암치료방법을 알아 보신 후 외과수술이나, X선, 양성자 치료기 등의 방법으로 대체가 불가능하고 전이가 없는 암인 경우 중입자 암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보 인용웹사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XW9rElsiODY&list=WL&index=38
https://www.youtube.com/watch?v=VIbPoPNbmiY&list=WL&index=27
http://www.whosaeng.com/13884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558209#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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